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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라고 해도 마땅히 다른 할 일도 없던 터라 클럽 스톰을 찾았다. 흥겨움을 돋우는 시끄러운 DJ의 음악이나 노출이 가득한 여성의 옷차림 등에도 시선이 갔지만 지금 가장 자신의 관심을 끄는 인물은 따로 있었다.
‘윤형조 이사?’
비교적 사람이 별로 없는 클럽 복도 한쪽에 형조가 진지한 얼굴로 바닥을 보고 있었다. 멀리 2층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현이 흥미를 가지고 좀 더 그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 뭘 보고 있는 걸까하고 형조의 시선을 따라 바닥을 보니 분홍색의 조그마한 물건하나가 반짝였는데 고양이 모양의 열쇠고리인 듯 했다. 클럽에 오는 여자 손님 중에 누가 떨어뜨린 것일까, 그런데 저걸 왜 저렇게 보고 있는 거지?
‘아, 설마 갖고 싶은데 줍기를 망설이는 건가?’
느낌이 그런 게 아닐까 싶었지만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도 그럴게...
‘저 덩치에 안 어울리게 저런 걸 좋아할 리가 없... 어?’
현이가 자조적으로 그럴 일없다고 생각하는 찰나 형조가 슬쩍 주위를 살피더니 아무렇지 않게 떨어진 분홍색 고양이를 주워서 가는 게 아닌가. 눈앞의 믿기 힘든 광경에 작은 충격을 먹고서는 멍해졌다. 천천히 형조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번뜩 정신을 차리자마자 현이의 입에서 푸흡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푸흐흡... 아하하하!”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로 그걸 신경 쓰며 주워갈 줄이야! 너무나 의외인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말 저런 걸 좋아하는 걸까? 형조의 겉모습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물건이라 오히려 그 갭 때문에 더 귀엽게 느껴졌다.
‘평소에는 다가기도 힘든 사람인데 말이지.’
같은 남자가 봐도 동경스러울 만큼 멋있는 남자가 윤형조 이사였다. 단순히 마초적인 남자다움의 매력 때문에 끌린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윤형조 이사에게는 있었다. 가만히 보고 있자면 윤형조 이사는 남들에게 ‘이 사람이라면 내 모든 걸 믿고 의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믿음을 갖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정확히 그걸 뭐라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일이 닥쳐와도 겁이 나진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적어도 써먹히고 버려질 것 같진 않아서 그런가.’
하지만 그 생각도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확신이나 보장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그의 기백은 높이 사지만 백퍼센트 그 사람을 신뢰할 만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잠시 다른 생각으로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던 현이 꾸욱 눈을 한번 감았다 뜨고서는 허리를 곧게 폈다.
“그보다 진짜 저걸 가지고 간 건지나 확인해 볼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혹시나 착하게 쓰레기통에 버리기 위해서 주웠다던가하는 그런 만일의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뭐, 그건 그거대로 귀여울 것 같네.’
윤형조 이사가 열쇠고리를 주워버린 시점에서 이미 현이의 마음속에 윤형조 이사는 귀여운 사람이 되어버린 듯 했다. 즐거운 기색이 가득한 미소가 현의 입 꼬리를 따라 길게 올라갔다.
며칠 뒤, 클럽 스톰을 다시 찾아 때를 기다리며 오른손에 쥔 파란색 열쇠고리를 만지작거렸다. 드디어 멀지 않은 곳에서 윤형조 이사의 모습이 보였고 좀 더 그가 자신의 앞으로 비켜갈 때쯤 현이 앞에 얘기를 나누던 직원에게 오른손 손가락에 끼어진 파란색 열쇠고리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아참, 혹시 이거 분홍색 보셨습니까? 커플 열쇠고리인데 아무래도 저쪽 1층 복도쯤에서 잊어버린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네요.”
“열쇠고리? 글쎄, 그런 거는 전혀 못 봤는데. 언제쯤 잊어버렸는데?”
“이틀 전쯤이요.”
“야, 인마! 여기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드나드는데 그게 아직까지 남아있겠냐? 벌써 누가 주워갔던가 아니면 청소하는 사람이 담아서 버렸겠지. 이틀 전에 여기서 잃어버렸으면 더는 못 찾아. 못 찾아.”
직원이 손 사례를 치며 찾는 건 포기하라며 고개를 저었다. 직원과 대화를 하면서도 현은 지나가다 조심스레 멈춰선 윤형조 이사의 행동을 의식하며 그의 표정을 살폈다. 어딘가 묘하게 당황한 듯 불편해 보이는 얼굴이 확실히 평소의 윤형조 이사답지는 않았다. 자신과 직원이 하는 대화를 전부 들었으려나? 자신이 들고 있는 열쇠고리를 쳐다보는 윤형조 이사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보였다. 예상과 맞아 들어가는 윤형조 이사의 반응에 즐거워진 현이 한쪽 입 꼬리가 씩 올라가려는 것을 꾹 참고서는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껏 실망한 표정을 연기하며 말했다.
“간만에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건데.......”
현이의 한숨 섞인 그 말에 듣고 있던 윤형조 이사의 몸이 살짝 움찔거렸다.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얼굴은 곤란한 듯 보였다. 자꾸만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숨기기 위해 한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고개를 돌렸다. 현이의 기가 막힌 연기에 속아 넘어간 사람은 윤형조 이사뿐만 아니라 앞에 있는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직원은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서는 말했다.
“사내자식이 그런 열쇠고리 하나 잃어버렸다고 무슨 나라 잃은 표정하고 지랄이야.”
“사람마다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염병 떨 생각이면 우리 일이나 좀 도와주고 가던가.”
“하하, 뭐 도와드릴게 있어요?”
“무대장비 정리할 게 있어서 몇 명 힘 좀 써야한다고 하던데 좀 도와주라.”
“네. 그러죠.”
앞장서는 직원의 뒤를 따라 현이 움직이자 그제야 멈춰서 있던 윤형조 이사도 발걸음을 뗐다. 곁눈질로 그의 모습을 지켜본 현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렀다.
‘70%? 아니, 80%이상 그 열쇠고리 아직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원하는 건 미완의 예측이 아니라 100% 확신이거든.”
“엉? 뭐라 그랬냐?”
작은 소리였는데도 밝은 직원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렸는지 현이를 올려보며 물었다. 고개를 저은 현이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어서 가죠.”
“그래, 오늘 일 도와주면 그래도 수당은 받을 수 있게 위에 말해줄게.”
대답 대신 속 좋게 웃어 보이는 현이를 보며 가는 길에 직원이 수다를 늘어놓았다. 별 쓸모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현의 성격상 그의 말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
.
.
드디어 부탁받은 일을 끝내고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러 캐비넷을 열어 저친 현은 그 자리에서 그만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캐비넷 안에 그것도 가장 잘 보이는 앞쪽 정 가운데에 떡하니 분홍색 고양이 열쇠고리가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냐고 묻지 않아도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윤형조 이사. 정말 귀여워 죽겠네.’
놓여있는 분홍색 열쇠고리를 손에 든 현이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름: 하연석
성별: 남
나이: 34세 생일: 6월 26일
소속: 세진유통
직급: 대표
-형조와 같은 고아원 출신. 그러나 형조와는 다르게 부잣집의 좋은 환경으로 입양을 가서 잘 먹고 잘 배우고 잘 컸다. 현재 부모님 덕분에 차린 식품 유통 회사의 대표를 하고 있으며 형조네 가게에 납품업체로 거래하게 되어 재회. 형조에게 집착하고 대시하는 놈팽이. 더구나 기인오 쪽과 연결 되어 있는 사람이다. 여러모로 현이의 라이벌.
외모: 딱 봐도 잘 먹고 잘 사는구나 싶게 귀티가 흐르며 웃으면 부드럽고 상냥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 웃음은 늘 자신감에 차있다. 단정하게 수트를 잘 차려 입고 다니지만 캐쥬얼한 옷도 좋아하는 편. 키는 186.
성격: 곱게 자라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고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딱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 무언가에 집착하면 집요하게 괴롭히며 파고드는 악취미적인 면모도 있다. 무서운 걸 모르고 나대는 지나친 자신감에 조만간 화를 불러일으킬 것만 같다..
이름: 여민주
나이: 32살
성별: 여자
가족관계: 어머니, 여동생
소속: 범호그룹-Bar 「엘라」
직위: 실장.
외형: 윤기가 흐르는 밀크브라운 색의 굵은 웨이브 머리칼이 가슴 아래까지 내려와 있다. 여성스럽게 잘 차려입은 옷차림과 매번 주기적으로 바뀌는 네일을 보면 그녀가 평소 자신의 외모관리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 갸름한 턱 선과 끝이 살짝 올라간 쌍꺼풀이 있는 동그란 검은 눈동자에 티 나지 않게 의학의 도움을 받은 높은 코와 앙증맞은 입술이 그녀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167cm의 평균 여성보다 살짝 높은 신장이다. 철저한 식단과 자기관리로 언제나 48~51kg사이의 무게를 유지한다. 요가와 같은 운동으로 군더더기 없는 몸매를 자랑하지만 선천적으로 살짝 바스트가 빈약하다. 그래서 바스트에 관해서는 좀 예민한 편이다.
성격: 촉이 좋고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 그렇다보니 처세술과 화술에 능통하다. 남녀의 구분 없이 어떻게 상대를 대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다. 화술과 처세술이야 말로 자신의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람 보는 눈 또한 높고 정확하다. 이해타산이 빠른 편이나 오직 이익만을 바라보진 않는다. 재물보다는 신의가 먼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거칠고 어두운 곳에 몸을 담고 있지만 본래 자신은 밝고 행복한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려워도 항상 행복했으면 하고 바란다.
과거:
특이사항:
-매주 네일아트가 다르다. 새 네일을 꾸미고 올 때면 항상 기분이 좋아져 있다.
-친한 사람이거나 어린 동생들에게 곧잘 가벼운 성희롱을 할 때도 있다. 남자는 엉덩이를 톡톡 두드린다거나 여자는 가슴을 두 손으로 만져본다거나 하는 식이다.
-어머니와 여동생 가족모두 캐나다에 이민 가 살고 있다.
-주위 사람 중 누구보다 가장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형조이다.
아직 오픈 준비 중이라 손님이 없는 BAR 안에 흰 면 행주를 들고 와인 잔을 섬세히 닦고 있는 현의 곁으로 여실장이 슬며시 다가왔다. 그녀가 곁에 온 것을 알았지만 현은 모르는 척 여전히 와인 잔만을 닦을 뿐이었다. 그런 현의 목 줄기를 농염한 손길로 쓸어내리며 여실장이 낮은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너지?”
현은 여전히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옅은 미소만을 띄우고는 대답했다.
“뭐가 말입니까?”
“너 같은 녀석을 영특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앙큼하다고 해야 하나. 별로 숨길 생각도 없으면서 또 인정은 하지 않지. 적당히 꼬리 남기지 않고 일 벌리고 치고 빠지는 기술이 제법이잖아?”
“제가 모를 말만 하시네요.”
“어머? 그렇게 계속 시치미 떼시겠다? 뭐, 네가 그러는 이유를 모르겠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너무 그러지는 말아야지? 이미 다 눈치 채고 있는 사람 앞에서는 말이야. 계속 그러면 귀엽다가도 얄미워진다?”
닦고 있던 와인 잔을 내려놓고 여실장과 눈을 맞췄다.
“여실장님께 미움 받는 건 사양하고 싶은데요.”
“귀여운 말도 할 줄 알고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 내 취미는 아니지만 내가 궁금한 건 또 못 참거든. 그래서 내가 우리 귀여운 현이를 살짝 알아봤지 뭐야?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머리가 꽤 좋던걸? 다 알만한 명문대에 거기다 법대생이라고?”
“그런 거라면 뒤로 알아보지 않으셔도 제게 직접 물어보셨다면 충분히 대답해 드렸을 텐데요. 괜한 수고를 하셨네요.”
“나는 똑똑한 녀석은 좋아해. 설사 음험하다 해도 멍청한 애들보다는 훨씬 낫거든. 그런 의미에서 현이는 내 마음에 아주 쏙 들어. 머리 좋지. 눈치 빠르지. 낄 때 안 낄 때 구분 할 줄도 알고 거기다 배짱 있게 모험도 할 줄 알고 말이야.”
“실장님 칭찬이 과하신데요.”
잠시 현이를 빤히 보던 여실장이 입을 뗐다.
“나랑 같이 일해 볼래?”
여실장의 그 말을 들었을 때 현이는 드디어 원하던 목표의 첫 문이 열린 것 같았다. 조직과는 어떠한 연이 없던 자신이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 계획했던 일의 성과가 드디어 보인 것이다. 하지만 현이는 단순히 조직에 들어가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었기에 여실장의 상대로 좀 더 자신의 가치를 높여보기로 했다.
“여실장님과 일하면 제가 얻는 건 뭡니까?”
“흠~. 원하는 게 있니?”
“저는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는 주의라서. 거기다 귀찮은 일도 싫어합니다. 적절한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처음부터 손도 대지 않죠.”
“그런 것 치곤 네가 뒤에서 한 일은 꽤나 귀찮았던 일인 거 같은데....?”
“그러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잘 모르겠네요.”
능청스럽게 발뺌하는 현이의 연기가 여실장은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뻔뻔스러움이 마음에 들 정도였다.
“내 바로 밑으로 자리 하나 줄까? 당장은 안 되겠지만 밑에 있는 다른 녀석들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빠르게 너를 끌어올릴 만한 능력은 되지. 내가.”
“보장할 수 없는 달콤한 말만으로는 구미가 안 당기는데요?”
“흐음~, 꽤나 비싸게 구려고 하네. 좋아, 그럼 네가 오겠다면 이사님에게 내일 당장이라도 널 따로 소개시켜 주도록 할게. 내가 직접. 똑똑한 너라면 충분히 무슨 의미인지 알겠지?”
여실장이 직접 이사에게 따로 자신을 소개하겠다는 것은 정식으로 조직에 들어오게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윤형조 이사의 측근 중에서도 나름의 세를 과시하는 그녀가 말단의 녀석을 직접 이사에게 소개했다? 그건 두 번 생각하지 않아도 들어오는 녀석이 보통은 아니라는 말과 같다. 적어도 여실장의 비호가 있는 녀석이니 함부로 건들 수는 없다는 말이다. 거기다 그렇게 여실장의 얼굴을 걸고 소개한 녀석이 그저 그런 말단으로 계속 남아 있을 리도 만무하다. 결국 여실장의 말은 이사에게 하는 소개를 통해서 자신이 끌어 올려줄 수 있는 위치의 자리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보장해주겠다는 거였다. 현이는 이정도면 제법 괜찮다 생각했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갖은 것도 잃을 수 있었다. 현이 조심스레 여실장의 손을 잡아 그녀의 손등에 짧게 입을 맞췄다.
“제 대답은 이걸로 되겠습니까?”
여실장이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 센스도 좋아라.”
이름: 기인오 (奇引娛) *끌 인, 즐거워할 오
성별: 남
나이: 34세
생일: 12월 1일
소속: 범호그룹 - 범호건설
직급: 관리직 (이사)
외모: 백금발로 탈색 된 머리를 한 올도 바람에 흐트러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세팅하여 올빽으로 넘겼다. 가르마는 3:7 정도. 눈썹 끝이 어느 지점에서 급격히 꺾여 아래로 내려가는데 그 꺾인 각도가 인상을 좀 쎄 보이게 한다. 거기에 눈도 가운데는 둥그런 눈매이나 끝으로 갈수록 날카롭게 뻗어져 있어 웃지 않으면 굉장히 사납다. 근데 심지어 잘 웃지 않으며 웃는다 해도 비웃음이 태반. 콧볼은 조금 넓고 입술은 위 아래 모두 두툼한 편.
키는 177cm로 어깨는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마른 편이라 이쪽 일을 하는 사람치고 덩치가 그리 커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간혹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괜히 이 정도 나이에 이사급이 된 게 아니다.
매번 새까만 정장을 차려 입는데 거기에 브로치를 하거나 스카프 같은 것을 두른다. 화려한 걸 좋아하는 취향이라 손가락에도 보통 두 개 이상의 반지를 끼고 고급 시계를 차는 등 악세사리를 적극 활용하며 세련 된 스타일로 꾸며 입는 타입.
성격: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에든 냉혹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 차가운 남자. 신중하며 머리도 잘 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자신을 기준으로 돌아가고 자신만을 위하기 때문에 주변은 그를 진심으로 따르는 자가 없다. 오직 공포로 이끄는 타입.
과거:
특이사항:
-호피무늬를 좋아함. 그래서 늘 한가지씩은 꼭 호피무늬인 무언가를 착용한다. (호피무늬 스카프, 호피무늬 브로치, 호피무늬 반지, 호피무늬 벨트 등등)
-형조와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물론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형조를 굉장히 눈엣가시로 여기는데 형조 쪽에선 그리 열내지 않아하니 더 악이 바짝 올라 있다.
-현의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불량배들이 이 남자의 부하들. 그래서 재판 때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게 손을 쓴 장본인. 현이 가장 증오하고 복수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의 사람.
[범호의 사람들]
박종남 : 30대 후반. 클럽 「스톰」의 현장을 관리하는 실장. 조금 모자라지만 의리파. 형조의 말에 껌뻑 죽음.
여민주 : 30대 중반. Bar 「엘라」의 현장을 관리하는 실장. 머리를 잘 굴리며 수완이 좋음. 조력자 포지션.
류덕산 : 40대. 룸 「가홍관」의 현장을 관리하는 실장. 신경질적인 사람. 무게감 있고 날카로우며 구렁이 같음. 본래 형조보다 위의 급이었으나 큰 잘못을 한 번 해서 완전 내쳐질뻔 했던 걸 형조가 거둬들이기로 해 실장이 된 케이스. 그래서 은혜를 입었지만서도 자존심도 상해 이러저러 딴 맘을 스물스물 먹고 있음.
-복수를 위해 범호에서 운영하는 클럽을 알아내 웨이터로 일한 현. 이러저러한 정보를 듣게 되고 어떻게 하면 이 조직에 들어갈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린다.
-그러다 여실장이 일손 부족이라며 Bar에서 일할 직원을 좀 빌려달라고 박실장을 찾아오고 현이 기회를 잡게 된다. 클럽과 Bar를 오가며 일함.
-클럽 쪽에서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이용해 판을 짜는 현. 바에 형조가 오는 시간을 체크해 본래 자신이 일하는 시간이 아니지만 일부러 바꿔서 쪽지를 몰래 잔 밑에 끼워둔다. 그 쪽지 제보를 받은 형조가 현장을 찾아가 관련자들을 다 잡음.
-쪽지의 출처를 알아내다 현이까지 도달해 호출하는 형조. 긍정도 부정도 아닌 채 현은 시치미를 떼지만 태도에서 형조는 현이인 걸 눈치 채고 이때 여실장도 눈치를 챈다.
-여실장이 현이 일할 때 슬쩍 와서 너지? 하고 떠봄. 그리고 그 전에 이미 현의 뒤를 좀 캐서 법대생인 것도 알아낸 상황이었고, 현을 좋게 봤다며 똑똑한데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 스카웃 제의. 현은 그럼 자신이 얻는 게 무엇인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딜을 넣으며 생각해보겠다고 튕기고()
-현에게 자리를 약속하는 여실장. 어느 정도의 직급으로 빠르게 끌어올려주겠다, 형조에게도 바로 소개하겠다(이 의미는 곧 여실장 사람이라는 걸 공표하는 것) 약속하고 이에 현은 조직에 정식으로 들어가기로 함.
-형조에게 여실장이 직접 현을 데리고 와 소개시키며 다른 조직원들에게도 현이 여실장의 사람임을 눈도장 찍게 만듬. -> 이는 후에 현이 말단임에도 직접 형조를 독대하러 찾아올 때도 여실장이 심부름 보냈다던가 하는 등의 핑계로 쉽게 만날 수 있는 '급'을 만들어줌.
-실장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현을 소개하는데 류실장이 자신이 교육을 시킨다며 일부러 현을 룸 쪽으로 데려감. 고된 조직 말단 생활이 시작...
-현이 일을 쉬는 날, 클럽에 놀러갔을 때 형조가 혼자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목격하고 숨어서 지켜보게 된다. 형조는 뭔가를 계속 보고 있었고 뭔가 싶어서 보니 분홍색 고양이 열쇠고리가 떨어져 있었다. 열쇠고리를 계속 보고 있는 형조를 현도 의아함에 지켜보다 문득 '아 설마 줍고 싶나?'하는 생각을 함. 그때 마침 형조가 주변을 슬쩍 살피더니 열쇠고리를 주워든다. 상황을 목격한 현은 형조의 의외의 모습에 완전 터져버림. 이 사건을 계기로 좀 다시 보게 됨.
-> 물론 그 열쇠고리를 진짜 가져간건지 아니면 버리거나 했는지 알 수 없었음. 그래서 이를 테스트 하려고 같은 디자인의 파랑색 열쇠고리를 구매. 일부러 형조가 지나갈 때에 맞춰 다른 직원들에게 "이거 커플 열쇠고리인데 분홍색 보신분?" 하면서 형조의 반응을 살핌. 근데 형조가 당황해하는 태도를 보여서 설마 설마 하는데, 이후 현의 캐비넷 안에 분홍색 열쇠고리가 돌아와 있었다. 이에 확신하며 다시 터져버린 현.
=> 나중에 형조한테 분홍 열쇠고리를 다시 선물하며 준다. 뇌물이라는 농담 어린 핑계로.
-갑자기 열쇠고리를 선물 받은 후 형조는 현이 어떤 앤지 궁금. 그래서 여실장에게 물어보고 평범하게 법대까지 다니던 학생임을 알게 됨. 이런 데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현을 호출 해 그만 둘 생각 없는지 지금이라면 돌아갈 수 있고 돌아갈 곳도 있다, 더 늦기 전에 나가라며 설득하지만 현은 콧방귀를 뀐다. 지금까지 늘 그의 인생은 실패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하면 모든지 잘 풀렸고 잘 해왔다. 그래서 자신만만한 현은 괜찮다며 형조의 충고를 무시함.
-룸에서 일을 하면서 류실장을 칠 생각으로 정보를 모으는 현. 일부러 아가씨 한 명을 꼬셔서 정보원으로 심음.
-그러나 류실장은 만만한 놈이 아니었다! 이중스파이로 오히려 현이 짜놓은 판을 이용해 현을 함정에 빠트리게 하며, 인생의 첫 실패를 맛보게 한다.
-배에 칼을 맞고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 현. 여실장이 눈치를 까서 형조를 직접 보내며 돕게 함(자신은 움직일 수 없어서)
-형조의 도움으로 다행히 살 수 있었던 현은 이번 경험을 통해 오히려 더 악을 품고, 보루로 남겨두었던 자신이 갈 곳(대학)을 스스로 없앤다. 대학을 그만두고 제대로 조직생활을 하기 위해 돌아 온 현. 이번엔 실장 따위의 자리가 아니다. 형조를 밟고 올라서리라 목표를 짠다.
-형조는 현이 안타깝지만 의지를 다지는 그를 어쩌지도 못 하고, 이젠 자신의 직속 부하로 들이는데....
[감정단계]
1) 호 - x : 선물
2) 호 - 호 : 공세
3) 호 - 좋 : 동거 / ㅋㅅ
4) 좋 - 좋 : 형조의 고뇌
5) 좋 - 사 : ㅅㅅ
6) 사 - 사 : 현의 고뇌
이름: 윤형조 (尹瀅照) *이름의 의미: 파평 윤씨. 다스릴 윤, 맑을 형, 비출 조 -> 맑게 비추다
성별: 남
나이: 34세
생일: 6월 26일 / 탄생목: 사과나무 - 사랑 / 탄생화: 흰 라일락 (Lilac) - 아름다운 맹세 (beautiful vow)
소속: 범호그룹 - 홍대의 클럽 「스톰」,Bar 「엘라」 여의도의 룸 「가홍관」
직급: 관리직 (이사)
외모: 갸름한 눈매와 얇은 콧대, 얄쌍한 입술은 각각 뜯어보면 선이 곱지만 일직선으로 굵게 뻗어 있는 눈썹이 전체적으로 남자다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헤어 스타일링과 입고 다니는 옷차림 또한 남자다움에 일조한다. 헤어는 보통, 한 번도 염색하지 않은 자연상태의 흑발을 2:8 비율로 왼쪽에서 가르마를 타 오른쪽으로 넘기듯 세팅한다. 완전히 다 넘기지 못 할 정도로 길이가 짧기 때문에 보통 가운데 쯤에서 마치 위로 세운 것마냥 넘겨지다 만 채가 된다. 오른쪽께의 눈썹 3분의 2 위치 쯤으로 한 움큰 가량 가을에 벼가 익듯 자연스레 흘러내린 연출도 잊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핏이 잘 살아 있는 수트를 차려 입는데 휘황찬란한 무늬들을 자랑하는 셔츠를 안에 받쳐 입어 저 멀리서 봐도 누군지 금방 알아차릴 만큼 참으로 튀는 차림새가 된다. 늘어뜨려진 카라는 자켓 위로 접어 셔츠의 문양을 더 튀도록 만든다. 또한 헐렁하게 잠궈진(풀어헤쳐진) 단추덕에 더 사내냄새가 물씬 난다. 절로 허리를 숙여 "형님!"하고 인사를 하게 만드는 포스.
키는 184cm고 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 모두 길쭉 길쭉 뻗어 있다. 허벅지는 두껍고 단단하며 가슴도 넓직하다. 이 모두가 다 남자답다. 덧붙여 손도 험한 일을 해온 탓인지 울퉁불퉁 많이 모났지만 그만큼 강인함이 묻어나는데 특히 손등에 거의 늘상 돋아 있는 힘줄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 허리는 의외로 얇아서 바지 사이즈가 늘 애매하다. 허벅지에 맞추자니 허리가 남고 허리에 맞추자니 허벅지가 잔뜩 낑겨버리는 사태.. 해서 거의 맞춤 양복.
표정도 거진 무표정이며 그의 생각과 감정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고 잘 숨겨지는 타입이다. 그걸 간파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검은 눈동자가 꽤 짙고 커서 눈빛이 깊고 섹기가 묻어난다. 가만히 쳐다만 봐도 섹시함이 뚝뚝 흐르는 천성 섹시남.
성격: 남자답고 사내냄새나고 카리스마 있으며 멋지고 젠틀한 형님. 강단있고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쉽도 뛰어나다. 그러나 자기 주장을 하는 독재자 타입이 아닌 주변을 돌아보며 가는 타입. 일을 추진할 때도 늘 최상의 선택을 위해 자신의 희생도 마다 않고 주변(부하들)을 잘 챙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인기가 참 많다. (물론 여자들에게도 좋지만)남자들이 특히 동경하며 많이 따른다.
강인한 면모 탓에 터프하고 우악스러울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섬세하다. 이 때문에 주변을 잘 챙기는 것인데 하도 섬세해서 간혹 유니세프 광고 같은 것에 코끝이 찡해져 화장실에서 혼자 눈물을 훔치는 등의 감성적인 면모도 있다.
매우 진지한 성격이고 무뚝뚝하며 과묵한 편이라 자신의 유머리스함을 반성하고자 개그코너를 보기도 하는데, 그 개그코너도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하게 본다. 웃음을 터뜨리거나 미소를 짓는 것이 어렵다고나 할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
과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기억의 끝부터 그는 가족이 없었다. 사람들의 수근거림에 따르면 갓 태어난 어린 아기가 시설 문 앞에 버려져 있었다고 하니 그의 삶이 시작된 곳이 평탄하지 않음은 분명했다. 일찍 철이 든 그에게 어느날 찾아온 한 사내는 복잡한 얼굴이었다. 반가움도 있었고 곤란함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으며 분노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삼키고 사내는 그에게 같이 가자며 손을 내밀었다. 무엇이든 붙잡고 싶었던지라 사내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범호에 오게 되었다. 어린 아이었지만 그가 범호에서 자연스레 배운 것은 약육강식이었고 얕보이지 말아야 하고 강해져야 한단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천성엔 이타심이란 것이 크게 존재했다. 그래서 그는 강해지면서도 자신보다 약한 이를 발 밑에 두고 짓밟는 것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 이끄는 강함을 터득해갔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으로 범호의 일을 시작했다. 교복 대신 입은 양복은 아직 어린 그에게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강했고 일을 잘 해나갔다. 결국은 교복보다 양복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갔다.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발휘해 나가다보니 그를 따르는 사람도 생겨나고 그를 좋아하는 이들이 주변에 늘어갔다. 다른 보통의 것과는 달랐지만 형조에겐 그것이 가족 같았다. 그래서 더욱 제 주변을 챙겼다. 그렇게 어느새 범호 내에서도 입지를 세운 그는 두개의 클럽과 한개의 룸을 관리하는 이사 자리에 오른다.
특이사항:
-남들에게 티를 내지는 않지만 고양이 캐릭터라든가 분홍색이라든가 아기자기한 소품 같은 걸 좋아하는 소녀취향.
-사실은 평범한 생활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다. 물론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유니세프 등에 후원하고 싶지만 자신이 버는 돈은 더러운 돈이라 고뇌하다 빚을 제때 갚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자로 후원하기를 시키는 방식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름: 이현
나이: 25살
성별: 남
생일: 2월 14일
탄생화: 캐모마일(Chamomile) -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 (Unrelenting strength in adversity)
탄생목: 삼나무-자신감
가족관계: 청각장애인 아버지, 2살 위의 쌍둥이 형 둘.
소속: 범호그룹- 홍대의 클럽 「스톰」,Bar 「엘라」 여의도의 룸 「가홍관」
직위: 사원
외형: 179cm의 키에 근육이 알맞게 자리 잡은 건강하고도 매끈한 몸매를 자랑한다. 얼굴은 아직 조금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앳된 모습이다. 장난스럽게 씩 입 꼬리 끝과 눈 끝을 휘어 말아웃을 때에는 특히나 더 그래 보인다. 여우처럼 길게 찢어진 얄상한 홑꺼풀 눈매에 콧대는 오똑하게 높고 입매는 큰 편이다. 피부는 남들에 비해 흰 편에 속한다. 진한 흑발의 머리칼은 눈썹을 덮을 만큼 대충 길러 아무렇지 않게 뒤로 넘겨 다니고 있다. 옷은 주로 몸에 딱 들어맞는 정장을 입거나 베이직한 캐주얼 복장을 입는 편이다.
성격: 머리도 제법 똑똑하고 비상하지만 남들처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어서인지 언제나 기분에 따라 즉흥적인 판단을 하며 살고 있다. 그 때문에 제 인생이 꼬여도 앞으로 어떻게 할까를 먼저 생각하지 전의 선택을 후회하며 지내지는 않는다. 격식과 예를 차릴 줄 알고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행동 요령이 좋다. 행동 하나하나가 가볍고 건성인 것 같지만 거기에는 숨겨진 속내가 깔려있을 수가 있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있으며 그 수는 음험하고도 굉장히 조심스럽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머리를 숙여도 기억해 뒀다 후에 밟아 줄 계획을 세운다. 농담도 제법 잘 할 줄 알고 사람들과 다정다감하게 대화할 줄도 안다. 사람마다 어떻게 행동해야 상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과거: 어린 시절부터 참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청각장애인이셨고 어머니는 가난에 질려 현이 6살 무렵 가출을 하였다. 쌍둥이 형이 둘 있었지만 형 둘은 대부분 시설에 맡겨져 1년에 한두 번씩만 아버지가 집으로 데려와 얼굴을 보는 형편이었다. 푼돈을 받아도 일을 해야 했던 아버지는 아무도 없는 집에 현을 혼자 두기 일쑤였다. TV도 없던 집이라 아버지는 현이 심심하지 않게 폐지를 줍다 책이 나오면 그건 꼭 현을 가져다주었다. 어린이가 읽기에는 힘든 어려운 책이어도 그것만이 아버지가 유일하게 현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것이라 부지런히도 날랐다. 다행히 현은 머리가 좋아 매주 오는 사회봉사 형들에게 배운 글만으로도 당시 충분히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중학생이 될 무렵 시골에 계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거기에 있던 땅을 팔아 아주 조금 아버지가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 아버지는 그 돈이 생기자마자 시설에 있던 형 둘을 집으로 데려왔다. 어쩌면 시설보다도 더 허름하고 불편한 집일 수도 있는데도 형들은 집으로 와서 살게 되는 첫날 방에 들어와 아버지에게 고맙다며 울었었다. 현은 어릴 적부터 집에서 공부만 해서인지 학교성적이 항상 좋았지만 형 둘은 그렇지 못했다. 집에 여전히 TV는 없었고 막내인 현이 매일 집에만 있으면 책을 읽고 공부만 하다 보니 형들도 자연스레 현을 따라 공부를 했다. 형 둘이 먼저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당연하게도 둘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학비와 등록금이 걸렸던 둘은 첫 학기만 보내고서는 바로 군대를 갔다. 형들이 군 제대를 할 때쯤에는 현이 대학을 입학 할 때쯤이었다. 형들보다도 학교성적이 좋았던 현은 장학금을 받아 명문대 법학과로 들어갔다. 현도 늦게 군대 가는 것이 싫어 바로 군 입대를 했고 2년 후 제대해 바로 학교로 복학했다. 좋은 대학을 다니다 보니 과외 알바만으로도 꽤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등록금은 여전히 장학금을 받아 해결했고 형들도 학교를 다니며 조금씩 일을 하다 보니 집안은 이전처럼 가난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길을 가시다 폭력배 셋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하시게 되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맞았는지 아버지는 의식이 없는 위중한 상태였다. 거기다 눈을 너무 세게 맞아 한쪽 눈알이 터져 적출까지 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분노한 현과 형들은 그 폭력배 셋을 고소, 고발해 경찰에 넘겼는데 이후 처벌 결과를 받고서는 허탈해 했다. 3개월이 넘도록 아버지는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 셋에게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행 2년이라는 어처구니없이 낮은 형벌만이 적용되었다. 그 중 징역을 산 녀석은 단 한 명뿐 나머지 둘은 집행유행이었다. 그때 순간 현의 머릿속에 자신들을 비웃는 세 놈의 비열한 얼굴들이 스치는 듯 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현은 이 말을 아주 싫어했었다. 그저 못 배우고 무식한 녀석들이 지껄이는 비겁한 말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날 현은 다시 생각했다. 어쩌면 이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그 후 얼마 있지 않아 현은 학교를 휴학하고 가족들 몰래 범호그룹으로 들어갔다.
특이사항: